2017년 6월 23일 금요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사

김현미 장관 취임사

부서:홍보담당관     등록일:2017-06-23 10:10



국토교통부 직원 여러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그동안 복잡다단한 국토교통부의
정책과 현안을 잘 이끌어 오신
직원 여러분의 지혜와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이 자리에 서기까지 진통이 있었습니다.
청문회는 제가 살아온 삶을 돌아볼 기회였습니다.
또한 몇 가지 숫자나, 단어로
한 사람의 인생과 자긍심을 대신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준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일을 함께 추진하는 동지로서 선입견 없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고
힘을 구하겠습니다.

여러분 역시,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는 선입견이 아닌,
다른 경험과 시각을 갖춘 선배라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토교통부 직원 여러분.

지난 19일, 새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대책은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에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번 과열양상의 원인을
공급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다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자료를 하나 공개하겠습니다.

실제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파악하기 위해
주택가격이 과열됐던 올 5월과 지난해 5월,
주택거래 현황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공급부족 때문이라면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렸겠지요.
그런데 올해 5월, 무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전년 동월 대비,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1주택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증가세를 보였을까요?
바로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사람들은
5주택 이상 보유자였습니다.

강남4구에서만 무려 53퍼센트가 증가했습니다.
강남 58퍼센트, 송파 89퍼센트,
강동 70퍼센트입니다.

용산, 성동, 은평, 마포와 같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움직였습니다.
용산 67퍼센트, 은평 95퍼센트,
마포 67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과열현상이 실수요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자료가 하나 더 있습니다.
집을 구입한 연령입니다.

강남4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거래량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세대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바로 29세 이하입니다.

40~50대가 14퍼센트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60~70대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이
29세 이하는 54퍼센트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강남 부동산시장에 뛰어들기라도 한 것일까요?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세대가
개발여건이 양호하고
투자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유독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는 것은,
편법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입니다.


국토교통부 직원 여러분.

국토는 국민의 집입니다.
그리고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입니다.
‘돈’을 위해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도록
주택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됩니다.

이번 대책은 그러한 분들에게 보내는
1차 메시지입니다.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국토교통부가 중점을 두어 추진할
정책과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무엇보다 서민 주거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주거 사다리 정책’이 필요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을 확장한
공적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강화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는
우리사회의 주축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민간과 역할을 분담하되,
실질적인 주거지원이 가능하도록
공공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전월세 폭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제도 도입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권리에
균형점을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토부 직원 여러분께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절실한 때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균형발전의 가치를 재정립하자는 것입니다.

세종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새만금 등의
핵심사업은 수년간 지속되어 왔으나,
지금까지 외형적인 틀을 갖추는 데
치중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이들이 실질적인 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방안들을 강구해야 합니다.
도시재생 뉴딜 또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적극적으로,
또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셋째, 우리 주변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혁파합시다.

건설·운수업의 각종 관행이
산업 경쟁력을 좀 먹고,
일자리 개선과 창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좀 더 과감한 개혁을 통해
업계와 종사자가 상생할 수 있는
산업 여건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양산,
위험의 외주화 관행 또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악습입니다.

정상적인 고용구조를
하루 빨리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산하 공공기관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넷째, 교통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고속도로 통행료, 철도운임을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더 인하할 방법은 없는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동안 공공기관의
수익성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기존의 인식을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 서비스가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바탕으로
교통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바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직원 여러분.

이러한 정책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당부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첫째, 줄은 화장실에서만 서자는 것입니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늘리겠습니다.
보고, 회의, 토론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물론 함께 밥도 먹겠습니다.

인사는 ‘줄’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조직문화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둘째,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맙시다.
숫자는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현장과 괴리된 통계는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웁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합니다.

숫자를 가지고 얘기하자고 하면
숫자는 얼마든지 만들어집니다.
현장에서, 국민의 체감도를 가지고 얘기합시다.
마지막으로, 업계보다 국민을 먼저 걱정하는
국토교통부가 됩시다.

대한민국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전체의 이익에 반하는 일은
관행이라는 단어로 포장될 수 없습니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 보장하는 이유는,
국민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국토교통부 직원 여러분.

나무에서 생명력이 살아있는 부분은
바깥쪽 10분의 1정도라고 합니다.
그 안쪽, 90퍼센트에 해당하는 기둥은
물기와 양분이 닿지 않아
생명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를 나무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이 생명이 없는 중심부입니다.
수직으로 버티어 서서 하늘을 향해
우뚝 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기둥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10분의 1의 생명을 위해
나무를 우뚝 세워주는 9할의 기능과,
국토의 뼈대를 책임지는 우리의 역할이
참 비슷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우리 국토교통부와 나무가
참으로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업무 대부분이 생명이 없는
철근과 콘크리트로 외화 되지만,
그것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우리의 심장과 영혼까지
철근, 콘크리트는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이러한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십시오.
저 김현미가 맨 앞에서,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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